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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일상다반사

[호주 생활]이민 14년차가 느낀 호주의 불편한 점들 2탄 / 호주 생활 단점

 

1탄에서 밝힌 내용들은 사실 살다 보면 어느 정도 적응이 되는 점들이기에 그다지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살다 보면 적응되는 것이 아닌 어쩔 수 없이 적응해 나가야 하는 불편한 점들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5. 한국 음식이 그립다

 

투박하지만 맛과 건강 모두 챙길 수 있는 엄마표 밥상

 


요즘 호주에서도 한국 음식 인기가 엄청나다. 그러다 보니 한국 음식점도 여기저기 많이 생기고 있고, 한국 슈퍼에 가면 웬만한 식재료들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퀄리티나 다양성 면에선 분명 한국에 못미치지만 그래도 이 먼 이국땅에서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하지만 대체 되지 못하는 한 가지가 있다. 매일 먹어서 너무 지겨웠던 엄마밥… 먹고 싶다고 당장 가기엔 비행기로만 10시간이 넘는 거리… 너무 당연했건 것이 이젠 제일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렸다.

 

6. 심심하다

 

캠핑을 하며 호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아가고 있다.

 

호주가 마냥 심심한 곳은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이 어디에나 펼쳐져 있어서 캠핑을 가도 되고, 낚시를 해도 되고, 얼마든지 재밌는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심심하다는 호주는 밤이 참 조용하다는 의미이다. 쇼핑센터도 오후 5-6시면 문을 닫고, 대부분의 레스토랑도 저녁 9시만 돼도 문을 닫는다. 물론 주말에는 더 오랫동안 영업을 하지만 한국처럼 갑자기 맥주 한잔 콜! 하며 친구와 동네 호프집을 가는 건 할 수 없다. 또는 퇴근 후 심심한데 다이소나 가볼까, 올리브 영이나 한 바퀴 돌아볼까 하는 건 호주에선 불가능하다. 

그래서 좋은 점도 있다. 덕분에 한국처럼 회식을 안 하니 남편들이 집에 일찍 돌아온다는 건 엄청난 장점이긴 하다.


 

7. 호주에서 한국이 너무 멀다

 

비행이 아무리 힘들어도 한국행은 늘 나를 설레게 한다.

 

 

사실 거리 문제가 제일 큰 불편함이자 단점이다.

 

시드니나 브리즈번은 한국 직항이 있지만 멜번은 직항이 없다. 작년부터 아시아나에서 일시적으로 직항 비행기를 1년에 2달 정도 운행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등의 국가에 경유를 해야 한다. 경유 없이 가도 비행기로만 10시간이 넘는 거리인데, 경유를 하면 빨라야 12-3시간이 걸린다. 

호주 사는 한국인들 커뮤니티에 가끔 슬픈 사연들이 올라온다. 부모님이 위독하셔서 급하게 한국에 가야한다는 그런 글들을 보면 참 마음이 아프면서도 나에게도 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나겠지 하는 걱정이 몰려온다. 가끔 오랜만에 부모님의 전화를 받으면 무슨일이 있어서 전화한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철없는 나이에 이민을 오니 이런 깊은 생각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나의 삶은 여기 호주에 있기에 다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 호주에 온 걸 후회한 적도 있지만, 한국에 살았어도 호주에 오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을 나란 걸 잘 알기에 받아들일 뿐이다. 

 

 

8. 마무리 

 

앞서 말했듯이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분명하다. 호주 이민을 고민 중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도였다. 결국 결정은 각자의 몫이지만 어느 정도 이런 불편함이 있다는 걸 알고 오는 것과 모르고 오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디에 사나 장점과 단점은 존재한다. 세상에 완벽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적당하게 적응하고 살다보면 그곳이 내 집이고 내 고향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