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도착
저녁 5시 즈음 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했다. 기나긴 여정 끝에 도착했다는 안도감도 잠시, 이 많은 짐들을 끌고 공항 철도를 탈것인가, 택시를 탈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졌다. 돈 더 내고 편하게 갈 것인가, 돈 아끼고 몸이 고생할 것인가의 문제였고, 우리는 두 번째 선택을 했다. 이왕 고생한 거 조금만 더 고생합시다 여러분.... ㅠㅠ
짐을 찾고 나오면 심카드를 파는 곳이 보인다. 가격이 비슷한거 같아서 사람 없는 데스크로 가서 바로 구매했다. e-sim 사고 싶다고 하니 직원 분이 알아서 폰을 다 설정해 주셨다. 우리는 20일 정도 있을 예정이어서 어쩔 수 없이 30일권을 샀다. 가격은 2024년 12월 기준 사진과 같다.
수없이 많은 대만 여행기 유투브를 보았고, 그래서 럭키 드로우를 한다는 걸 알았는데, 도착 하루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건 몰랐다. 순간 너무 안타까워서, 직원 분께도 어떻게 안 되겠나 물어보았지만 본인들도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포기해야 했다.
TIP 럭키드로우는 최소 도착 하루 전에는 꼭 신청하세요.....
타오위안 공항에서 타이베이 메인역 까지는 편도 NT$ 160 이고, 왕복은 NT$ 320이다. 호텔 위치가 메인역이 아니라 시먼딩이나 융캉제 쪽이라면 지하철을 다시 타야 하고 공항 철도 타는 곳까지 가는 길이 생각보다 꽤 길다. 짐이 얼마 없거나, 어른들만 하는 여행이라면 충분히 걸을만하지만, 우리처럼 짐이 많고 (3주 여행 예정), 아이가 있다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타이베이로 향했다. 택시 요금은 NT$1200이었다.
鬍鬚張Formosa Chang 포모사장
택시를 타고 편하게 온 덕분에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적었고, 짐을 두고 곧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포모사장은 루로우판으로 유명한 식당으로 대만의 대표 음식들을 함께 파는 체인 식당이다. 간판에 수염이 긴 아저씨가 그려져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비행의 긴장이 풀리자, 허기짐이 찾아왔고, 그리웠던 대만 음식들을 정신 없이 시키기 시작했다. 1인 1개 루로우판을 시작으로, 죽순반찬, 국물 하나, 두부, 돼지고기 튀김 등등을 시켰고, 음식은 아주 빠르게 나왔다.
음식들의 양이 많은 편도, 특별한 맛이 있는곳도 아니지만 무난하게 먹기에 딱 좋은 곳이다. 로컬 음식들에 비하면 아주 약간 비싼 편이지만, 대신 체인 식당 이어서 실패 확률도 낮다. 한국 가면 맥도날드 불고기 버거, 롯데리아 새우버거를 먹어야 하듯, 일단 대만 오면 한 번은 무조건 가게 되는 그런 식당이다.
루로우판은 작은 사이즈가 NT$ 39, 큰 사이즈는 NT$58 이었다. 밥 세 개에 각종 반찬들에 국까지 포함해서 한국돈으로 1만 7천 원 정도 나왔다. 꽤 가성비 좋은 가격이라 생각했다.
타이베이 거리 산책 및 세븐일레븐 구경
저녁 식사를 마치고 융캉제 쪽으로 걸으며 타이베이의 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8시가 넘은 시간, 겨울이라 해도 빨리 지고 꽤 쌀쌀했지만, 대부분의 상점들이 영업 중이었고, 러닝을 하는 시민들도 많이 보였다. 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산책을 마친 후 세븐 일레븐에서 간단한 간식을 사고, 숙소로 돌아와 기나긴 여행 첫 날을 마무리 지었다.